TV를 가끔 보면 왠지 뭉클한 광고가 눈에 많이 띄는것 같다.
SK와 KT에서 내보내고 있는 월드컵 관련 광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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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에서 내보내고 있는 광고는 싸이와 김장훈이 나와 각각 평범한 직장인과 냉면집 배달원으로 등장한다. 싸이는 하루 하루 힘들고 고된 직장인으로 컴퓨터 화면에서 우연히 2002년 당시 거리 응원 사진을 발견하며 그때를 회상한다.
싸이가 있는 직장으로 냉면 배달을 하러 간 장발의 김장훈은 그때를 회상하며 응원 연습을 하고 있는 싸이를 보며 잊고 있었던 열정을 불태운다는 그런 내용이다.
아래는 그 동영상이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CF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일본그룹 'Mr Children' 의 쿠루미를 떠올린다.
암튼 그건 그렇고 근데 이런 광고를 보고나면 일말의 찝찝함이 남는다.
2002년 월드컵은 누구도 단체응원을 조직하지 않았다. 시민들이 스스로 나와서 융합한 자율적인 축제였다. 축제는 평화로웠고 뜨거웠다. 초,중,고 매주 월요일 조회시간에 강제로 집합해 '훈육'과 '설교'를 들어온 사람들이 일으킨 반항의 의미도 있었다.
독립과 한국전쟁 이후 하나가 되어 즐기기 위한 최초의 행위였고 그래서 2002년의 열기가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자유로운 시민들을 '올바르게 통제'할 정체불명의 요원들이 시민들을 줄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2002년, 아무도 하라고 하지 않고 아무도 밖으로 나오라고 하지 않았던 순수한 시민들의 축제가 폭발적으로 조직됐다. 시민들은 평생에 없을 자유로움과 기쁨을 느꼈다. 이때 정부와 방송사, 기업들은 꽤나 현명한 생각을 하게 된것 같다.
"어..이거 장사 좀 되겠는걸...."
다행스럽게도 시민들은 특별한 조직이 없는 개개인들이었고 곧 녀석들의 하이에나질이 시작됐다. 자신들은 아무것도 한 게 없는, 정말 하늘에서 뚝 떨어진 빨간색 떡들을 어이 안 삼키리... SKT는 월드컵 이미 몇개월 전부터 국민여러분을 하나로 묶는 선봉장을 자처했다.
"세상을 뒤흔들던 함성은 언제까지나 울릴거라 생각했고.. 뜨겁던 열정은 영원히 타오를거라 믿었다." (여기서 살짝 감동에 못이겨 울음 나오려는 것 참는 듯한 성우의 센스)
이미 이들이 침묵하는 절대 다수 '국민'의 이름을 빌어 자행한 월드컵 오바질에 질려 월드컵 열기가 오히려 사그라들고 있다.
월드컵 열기에 열광하면서도 그 열기에 지치고야 마는 상황이 된것이다. 그 이유는 모두 덩치 큰 놈들의 떡고물 챙기기에서 비롯된다. 물론 여기엔 국민들을 올바르게 이끈다고 하는 선민의식과 잘난체스러운 개껍데기가 도사리고 있다.
이제 그만 시민들 있는데 나와서 설쳤으면 한다. 이렇게 저렇게 하는게 성숙한 시민으로 거듭나는데 효과적이라고 설교하지 않아도 2002년 월드컵은 정말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모였지만 특별히 사고가 나거나 하지 않았다. 오히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서로 서로 질서를 지키고, 바닥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창시절 조회시간이 끝나고 운동장에 반드시 굴러다니던 쓰레기와 예비군 훈련장을 하얗게 뒤덥고 있는 담배꽁초는? 강제적으로 형성되는 조직과 그에 맞물린 고리타분한 설교는 이런 결과를 불러일으킨다.
이것이 한국인, 아니 세계 모든 사람들의 너무도 당연한 심리다.
스페인을 예로 들자면 스페인 사람들은 질서 안지키고 법 우습게 알기로 유명한 나라다. 음주운전을 밥먹듯이 하는 버스기사들, 그리고 뭐 그렇게 어떻게 굴러가는 낙천적인 분위기들 그러나 스페인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즐겨온 축제를 보라. 토마토와 투우와 온갖 위험한 짓을 감수하는 젊은 남자들이 등장하는 축제들은 공식적인 정부 조직과 무슨무슨 '長' 없이도 신기하게 잘 조직되고 무난히 치뤄진다. 매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축제인 것이며 그것이 대중들이 발생시키는 무형의 시스템이다. 선의의 목적을 같고 철저히 자율적으로 모인 대중들은 거의 실수하는 법이 없다.
작금의 월드컵 오바질을 보면 6.25와 박통의 무미건조한 근대화 횡포로 축제가 사라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시민들이 자연발생시킨 단 하나의 축제를 조각내 뜯어먹기 위해 설치는 것 같아 슬프다. 물론 더 맛난 조각을 위한 양념질과 함께
"태극 전사들 사랑합니다, 꼭 이겨주십시오." "울려줘 다시 한번!" 이런 양념질!
우리는 또 이 양념질에 길들여지고, 끌려다니다 순응해버린다.
즐거운 축제, 자유의 향연은 그것으로 족하다. 그것으로 이미 충분히 역사적이다. 우리는 월드컵을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된다. 감동의 눈물을 줄줄 흘려야만 일등시민이 되는 건국기념일이 아니란 말이다. 이제 방송사의 지나치게 뜨거운 빨간색 축구사랑과 각종 대기업 광고의 감동 퍼레이드는 제발 멈췄으면 한다.
Posted by mep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