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생각한다.
어떤 환경만 갖춰진다면 또는 그렇게 준비만 되어 있다면 그 속에서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 같은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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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입학한 초등학교 1학년생에게 그곳은 학교도 있고, 교실도 있고, 교과서도, 시간표도, 선생님도 있다. "자 여러분 열심히 공부합시다~"라는 명확한 목표와 비전도 있다.
사회 초년생이 회사에 취직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그곳엔 출근할 회사가 있고, 상품이 있고, 고객도, 직장 선배도, 시장 분석 그래프도 있다. 즉, 뭔가를 하기 위해 준비해둔 환경에 우리는 익숙하다.
그러나 사업은 다르다. 無에서부터 출발한다. 학교를 마치고 나오거나 회사를 관두고 나와서 창업하는 것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텅 빈 공간에 뭔가를 채워넣고 일을 할 수 있도록 준비 하는 과정이다. 엄마 뱃속에서 나와 처음 마주하는 세상처럼 빛과 어둠의 심연을 알아가는 그런 과정이다. 그러나 이 과정은 사업하기 전 막연하게 가졌던 정신력이나 능력만으론 부족하다.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뭔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아니라 실행 능력이다. 사업 아이디어는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30만개 가까이 나온다. 다른 언어까지하면 셀 수도 없이 많다. 실제로 작은 회사라도 운영해 보면 "뭔가 해야겠다."고 내리는 결정보다는 "뭔가 하지 말아야겠다."고 내리는 결정이 더 많다.
뭔가 해보고 싶다면 단단히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테스트 해가면서 실제로 행동해 보는 수 밖에 없다. 만약 하고 싶은 것이 있긴 있는데 그 사업이 새벽 안개처럼 희미하다면 사업 따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사업에서 "사업을 하지 말아야겠다" 라는 결정을 내리는 것도 필요하다.
사업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텅 빈 공간에 하나 하나 집기를 채워 넣는 것.
그리고 그 사업에 동참한 사람들에게 이것들을 약속하고 이행해야 하는 것.
여기서부터 사업이라는 것이 시작된다.
온라인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여태껏 준비해온 것들을 온라인이라는 텅 빈 공간에 새로운 것들로 채워넣어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과정에서 지독한 외로움과 혼돈, 모순, 혼란의 시기를 겪는다. 아니 대부분 거의 이런 과정을 겪는다고 해도 무방하다. 텅 빈 공간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다.
텅 빈 공간을 마주했을때 극복하는 가장 중요한 기술은 자신의 생각을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구성원이나 고객들 그리고 자기 스스로에게 전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가끔 영업하는 사람들 보면 혼자 거울보고 스마일 연습하고 그러는데 그 이유가 상대에게 밝은 웃음과 목소리로 활기차게 대하는 것도 있지만 사실은 스스로에게 "난 할 수 있어! 할 수 있다!"라는 말로 마음속 저 깊은 곳에 숨어있는 두려움과 불안 등을 설득하고 이기려는 것이라고 한다.
쇼핑몰에서 일확천금이라는 것은 없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가치를 창조하고 분배하는 지리멸렬한 일상의 연속이다. 그래서 초기 스스로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의 힘이 부족한 운영자는 늘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되고, 심장 뛰는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구성원들과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힘이 부족하다면 애초에 사업이라는 것은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흔히들 말하는 오너마인드 사업마인드.. 실은 나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거지만 이런것들은 애초부터 타고나는것 같다. 아니면 환경적이거나..
그렇다면 정녕 이런 것들을 바꿀 수 없단 말인가? 못가진 넘은 평생 못가져 봐야 하는가?
어린아이의 경우 환경은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주지만, 아이 스스로 그 환경을 바꾸거나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어느정도 자아가 형성되는 사춘기가 되면 자신의 의지대로 환경은 선택할 수 있다. 맨날 꼴찌만 하던 녀석이 어느 날 어떤 계기로 갑자기 미친 듯이 공부해 전교 1등이 되었다는 훈훈한 소식을 접하기도 하는데 그때부터 친구들이나 선생님 부모님 등 주변 환경도 급속하게 바뀌기 시작한다. 바로 이런 경우다. 그리고 성인이 되면 모든 환경을 스스로 컨트롤 하고 거기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결정할 수 있다.
그렇다고 꼭~ 같은 이유는 아니지만.. 그런 이유와 식상함의 핑계로 지금껏 써놓은 600개에 달하는 글들을 모두 지워버렸다. ㅎㅎ 無에서 시작하기 위해 블로그부터 텅 빈 공간으로 만들어버렸다. 적어도 내 결정에 따라 내가 원하는 삶을 지향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말이다.
다시 엄마 뱃속으로 들어가 백지처럼 하얗게 만들어 놓고 시작할 수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이처럼 빈 공간에 뭔가 의미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기 위한 환경을 강제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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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오는 남다르지만, 과연 며칠이나 갈지는 모르겄다. 쿨럭;;
Posted by mep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