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비가 내 테두리 안에서야 오직 내가 준 하나의 의미로밖에 존재하지 않겠지만 타인의 세계로 전달되면..
웃기는. 울리는. 고운. 미운. 각자의 의미로 다시금 거듭나 그들만의 나비로 새롭게 태어난다.
내가 나비를
만든 의미나, 그들이 나비를 대한 의미가 딱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 사실 제일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렇게 의도되길 바라기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너무나 많은 문화가 있으며 너무나 많은 생각과 이론 그리고 채널들이 존재한다.
누가 '나비'를 꽃으로 모을 것인가? 대량 생산, 대량 유통, 대량 소비는 20세기 유통의 혁명이며 20세기 자본주의의 꽃이다. 나비는 꽃을 향해 날아 들고, 사람들은 나비를 따라 꽃으로 몰려든다.
대형유통업체의 무차별적인 시장장악으로 수 많은 소상공인들은 꽃에서 흘러나오는 꿀 맛을 보기도 전에 죽어나간다. 대형마트와 거래에서 생산자들이 나비를 만들어 소득을 올린 사례는 거의 없다. 대형유통업체는 나비를 느끼면서 나비의 자체를 받아들이기보단 나비의 날개를 뜯고 몸통을 분질러 보면서 나비를 왜 만들었는지만.. 다른 많은 나비들과 비교만 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서 우열을 찾으려 한다.
납품 과정의 물류비, 저가납품 및 각종 비용 전가 등 구매규모를 앞세워 나비를 만들어낸 생산자의 희생만을 강요한다. 생산자가 번데기부터 땀흘려 만들어 하늘 높이 날려보낸 나비는 '월마트 이코노미'라는 꽃으로 날아가 앉는다. 문제는 그들이 꽃을 피워낸 규모의 경제에서 생산자는 나비의 진정한 의미를 소비자에게 전달 할 타이밍을 잃는다는 것이다.
대형유통업체 입장에서 그렇게 날아든 나비는 그저 가격을 매기는 대상이며 계산이고 산수며 수학이고 통계에 불과하다.
20세기 유통 혁명이라 불리는 '월마트 이코노미'는 수백만명의 생산자들이 땀흘려 잉태시킨 나비에 대해 무의미한 숫자를 새겨 넣기 바쁘다.
21세기 유통은 인터넷으로 상황이 바뀔 것이다.
대량 생산되는 상품과 대규모 자금력을 앞세운 매스 미디어 광고, 그리고 메가톤급 크기의 매장을 통해 월마트형 이코노미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요구는 철저히 무시 된다. 그 어디에도 나비의 날갯짓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경제 학자 '존 갤브레이스'는 50년전에 쓴 자신의 저서 '풍요한 사회'에서 대형유통업체로 부터 세뇌당하고, 무시 당하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호의존적(dependence effect) 관계를 통해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지만,
50년이 흐른 지금 설마, 인터넷이라는 궁극적인 환경하에 사람들이 모이고, 28살 젊은 목수가 만든 Etsy.com 같은 꿈의 가상 공간이 실제로 등장 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MIT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수업을 듣던 중 그 수업에서 몇몇 교수들을 감동시켜 뉴욕대학까지 입학하여 졸업해 Etsy.com 를 창업한 'Robert Kalin' 는 실리콘 밸리의 공기와 전혀 상관 없는 그저 나무를 깍는 평범한 목수였다.
바로 그가 '월마트 이코노미'에 대항 할 위대한 가치를 창출해 냈다.
Etsy
는 수공예 전문 p2p(사용자 대 사용자) 마켓이다. 2009년 기준 가입자 85 만 명에 상품을 파는 아티스트 및 디자이너가
8 만명에 달한다. 커뮤니티가 매우 활발한 쇼핑몰이다. 2009년 5월 현재 월간 매출액은 5천만달러(약 600억원)에 이른다. 홍보쪽으론 예산을 전혀 책정하지 않고 있으며 오로지
사용자들의 입소문에 맡기면서 전세계 랭키 닷컴이라 할 수 있는 Alexa 순위 1,000 위안에 들었다.
Etsy의 강점은 P2P 마켓 플레이스다. 즉, 중간 유통 업자가 없는 사용자와 사용자간 상품 거래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만든 수공예 제품만 특화시킨 형태는 존 갤브레이스가 말한 21세기형 '
변증법적 유물론'이며 대량 유통 시대에 새로운 의미를 가진 살아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며 꿀이 넘치는 꽃과 다름없는 유통 시스템이다.
Etsy
에서는 누구든 판매자로 매장을 개설 할 수 있고, 소비자도 판매자가 될 수 있으며, 전세계 수많은 바이어들이 이들이 만든 상품에 가치를 매기고,
평가한다.
판매자는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고, SNS 형태로 소비자와 판매자간 연락을 취할 수 있다. 지역, 인종,
자본, 성별, 연령, 언어, 거리등의 제약 없이 누구든 멀티 결제와 국제 운송으로 상품을 사고 팔 수 있으며 거래후에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과감없이 의견을 나눌 수 있다. 또한 지역 사회에서 소비자와 소비자간. 판매자와 판매자간. 소비자와 판매자간.
소비자와 판매자와 바이어간. 서로 서로 교류 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형성되었다.
Etsy의 매혹적인 꽃으로 나비가 날아 든다. Etsy 가 만들어낸 꽃이라면 가게 주인과 대화를 하듯이 물건을 사고 파는 것과 하나의 상품에도 수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여러 사람들에게 재창조되어
더 나은 가치를 부여 받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각적으로 매혹적인 Flash로 상품을 나누는 다양한 형태의 분류 방식이다.
이건 마치 화려한 꽃 위에 나비 한마리가 앉아 있는 모습이다.
색깔에서 상품 검색 Colors, 생산자의 위치에서 검색이 가능한 Geolocator, 시계열에 따른 검색이 가능한 Time
Machine 등 화려하고, 재치 넘치는 기능은 모든 상품 데이터베이스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소비자는 다양한 각도에서 틈새 상품을
만날 수 있다.
Etsy의 핵심 사용자는 여성이지만, 창업 멤버는 남자 4명이다. 여성 고객을 확보 할 수 있던 것은 역시 위 인터뷰에서 보듯이 처음 Etsy 그림을 그릴때 부터 감성적인 디자인에 집중했던 덕분이었다.
Etsy는 20세기 생산자, 유통업자, 소비자들에게 묻고 있다.대형유통 경제체제하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는 빨간 장미꽃을 보고 더이상 빨갛다고 말하면 안된다. 정한 룰에 따라야 한다. 그들이 파랗다고 하면 파란것이고, 노랗다고 하면 노란 것이다. 싸다면 싼 것이고, 비싸다면 비싼 것이다.
문제는 생산자나 소비자나 나비가 어떻게 이곳까지 날아와 여기에 앉아 있는지 별 관심이 없다. 상당부분 이미 세뇌된 시스템에 길들어져 간다.
20세기 자본주의 꽃이라고 불리는 '대량생산, 대량유통, 대량소비'의 '월마트 이코노미'는 너무나 복잡하게 그렇게 발전해 왔다. 어떤 얼빠진 사람들은 아예 하나의 학문으로 추앙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Etsy는 그런 그들에 묻고 있다.
근데 그런 나비를 왜 만든 거지? 그게 진정 만들고 싶었던 나비었나? 잘팔리는 나비? 잘 팔리는 나비를 만드는 사람 이 되고 싶었었나? 근데 너는 진정 나비를 좋아 하긴 해? 그래서 나비를 사는 거야?
흥미로운 블로그 글- "대형마트공화국에서 골목마트공화국으로?"